담양경제인회 회원 자격으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무한한 자원을 갖고 있는 캄보디아와 아시아 新三龍 (인도·중국·베트남)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을 다녀왔습니다.

캄보디아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앙코르와트와 석조예술의 극치를 자랑하고 있으면서도 경제정체를 겪고 있으며 베트남은 100년여간의 프랑스 식민지, 우리처럼 동족간 전쟁을 치른뒤 몇년간의 공산국가로서 정체되어 있다가 1997년 개방 이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거두고 있습니다.

담양경제인회 회원 일행이 이번 연수를 통해 자원을 소유하고도 침체된 캄보디아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직접 체험한 것은 향후 담양경제의 활로를 찾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산림·수목을 전문으로 하는 필자는 연수기간 내내 ‘○눈에는 ○만 보인다’는 옛말처럼 이들 나라의 산림과 우리 산림식생(山林植生)과의 차이점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우선 거대한 석조건축물을 파괴시키며 9세기부터 600여년간 프랑스 동식물학자이자 탐험가인 앙리 무오가 메콩강 지류를 탐사하던 중 앙코르와트가 발견되기까지 사람들로부터 철저하게 차단시켰던 자연 수목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둘째,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산림자원 가운데 캄보디아에서는 뽕나무에 서식하는 상황버섯, 베트남에서는 고무나무에서 추출되는 고무 등 나라경제의 효자역할을 하고 있는 천연자원의 소중함을 알게 됐습니다.

셋째, 여행기간 동안 효자죽(孝子竹)을 비롯한 몇 종의 대나무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순간 열대지방도 아니면서 대나무 밭이 있는 곳에 마을이 있고, 마을이 있는 곳에 대나무 밭이 있는 담양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우리 담양은 북위 35도, 경도 126도인 온대성(溫帶性) 기후입니다. 이처럼 담양에 대나무가 번성하게 된 것은 대나무 생육에 토양을 비롯한 여러 환경인자(環境因子)가 있지만 그 중에 으뜸은 온도, 즉 햇빛입니다. 모든 식물생장에는 광합성이란 생리작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존 최저온도, 생육 최저온도, 생육 최적온도에도 적합해야 합니다.

조선후기 문인이자 위인인 고산 윤선도가 읊었던 오우가(五友歌)의 산실인 완도 보길도나 땅끝 해남, 그리고 유자가 유명한 고흥 등 우리네 남도의 남쪽지방에서도 대나무가 일부만 생육하지 번성치는 않습니다.

왜, 유독 우리 담양땅에서만 고온에서 생육하는 대나무가 번성하고 있을까요?

필자는 그 해답을 담양의 하늘(다시말해 담양의 하늘은 열려 있다)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목생리학에서 말하는 ‘열축적률(熱蓄積率)’입니다. 태양광선이 똑같은 시간을 비추더라도 양질의 광선인 태양열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가는 담양 주택 주변의 대나무밭들이 똑똑히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젠 우리네 담양에서도 이 열린 하늘의 자연환경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많은 자원과 산림 혜택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경제성장측면에서 희비쌍곡선을 긋고 있는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 어떤 정신적 지도자(호치민)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무지를 떨쳐버리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선 나라와, 3일만 먹을 것이 있으면 일하지 않는 몇 천 년 전의 위대한 크메르 왕국의 후예들을 보면서 -

담양에는 산림·농업·축산·문화관광·생태관광·먹을거리관광·태양열 등 지속발전가능한 자원이 너무도 많습니다. 산림에 있어서는 산림휴양펜션, 산림체험 학습장 등 수목원 휴양림을 꼭 개발해야 합니다. 우리와 인접한 화순군의 안양산 휴양림, 장성군의 축령산 휴양림처럼 말입니다.

최근 담양군이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Slow-City)로 지정되었습니다.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 약간 주제넘은 얘기인 것 같습니다만, 일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나 이번 지정의 쾌거와 특별한 담양의 하늘이 만난다면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전국 소비자를 겨냥, 참살이 식품(웰빙)이라는 제철 먹거리를 생산하여 지금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맑은 하늘아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게 최고의 낙(樂)이라 여기는 중국 횡단철도(TC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담양이미지 개선을 위한 발걸음을 지금부터 내디뎌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다시한번 되뇌어 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담양하늘은 특별합니다. 우리네 집 주변의 대나무 밭이 증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담양의 하늘은 참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