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적어도 무조건 일정량 방류
상류지역 어족자원 고갈ㆍ해충 창궐

최근 몇 년 사이 담양호는 봄철이면 수면 아래 옛길과 옛 교량을 드러내는 등 눈에 띄게 수위가 낮아지고 이 시기 주변 어민들의 속은 바싹 타들어간다.

저수위에 따라 어획구역이 좁아지고 어획량 자체도 줄어들지만, 무엇보다 산란철을 맞은 물고기들이 산란장소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담양호 상류권 주민들은 강수량이 부족할 때도 농촌공사에서 상류권 사정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같은 양의 용수를 하류 지역으로 방류하면서 저수위 현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담수호의 대다수 물고기는 연안 수초에 알을 슬게 되는데 저수위로 수초 군락이 모조리 물 밖으로 드러나면 이미 산란된 알은 말라 죽고, 산란 전인 물고기는 수초를 찾아 길을 헤맨다.

실제 어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매년 봄철 되풀이되는 저수위 현상을 어족자원 고갈의 최대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치어방류 사업이나 인공산란장 설치사업 등에 대해 어민들이 보이는 시큰둥한 반응은 물고기의 자연스런 번식을 지켜주지 못하는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시기 저수위 현상은 또 물 밖에 드러난 채 흙을 머금고 버려지는 폐그물을 늘어나게 하고 댐 상류권 지역에 모기와 파리 등 해충이 증가하는 부작용의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주민들은 “댐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변 주민들은 이후에도 농·어업 부진, 교통 불편, 환경오염, 해충 등 끝없이 고통받고 있다. 언제까지 희생만 해야 하느냐”고 입을 모아 불만을 털어놨다.

어족자원을 늘리고 환경을 보호하려면 봄철만큼이라도 최소한의 수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책임기관은 이에 대한 대책을 전혀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농촌공사 측은 봄철 저수위 현상이 어족자원 감소로 이어지는 등 일부 부작용은 인정하지만 영산강 수질 유지를 위해 건설된 담양댐의 본래 기능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라고 곤혹스러워 했다./양상용 전문기자